대리운전 사무실에서 일한 게 벌써 1년 반이네요. 처음엔 대리운전 기사였는데 어느 순간 정신차리고 보니 픽업 기사가 되었다가 목숨의 위협이 너무 심하게 느껴져서(폐차사고가 벌써 2건) 사무실 직원으로 전직하고 지금은 무려 '실장님'이 되었습니다. 어우.
#1
초코군: 지금 콜이 밀려서 한 20~30분 걸리는데 괜찮으시겠어요?
손님: 아, 무슨 대리가 30분씩 걸려요? 됐어, 놔 둬요.
10분 후
초코군: 지금 콜이 밀려서 한 20~30분 걸리는데 괜찮으시겠어요?
아까 그 손님: 시간은 상관 없으니까 XX동 음주 단속하는 데로 보내 줘요.
초코군: (ㅋㅋㅋㅋㅋㅋ)
#2
초코군: 기사님 가시는 데 한 15분에서 20분 정도 걸리실 거예요.
손님: 아 씨X 단골인데 좀 빨리 보내 달라고. 여기 아니면 부를 데가 없는 것도 아니고. 빨리 보내.
다음날
여직원: 기사님 가시는 데 한 15분에서 20분 정도 걸리실 거예요.
어제 그 손님: 네, 네. 급할 거 없으니까 천천히 오세요. 안전하게~.
초코군: (저 ㅆㅂㄻ가!!!)
#3
손님: 아니 아까는 뭐 5분 10분이면 온다더니 왜 안 와요?
초코군: 아까 저희가 한 20분 걸릴 거라고 말씀 드렸는데요. 아직 10분 정도는 기다리셔야 돼요.
손님: 아니 아까 전화받은 아가씨가 5분에서 10분이라 했다니까요.
(이 날은 여직원 안 나와서 나 혼자 전화받은 날)
#4
손님: 실장님, 나 알죠? 좀 빨리 보내줘요.
초코군: (네가 누군지 내가 어찌 알리오) 죄송하지만 지금 앞에 기다리는 손님들이 좀 많으셔서요, 시간이 좀 걸려요.
손님: 아 나 단골인데, 맨날 여기만 타는데, 한두번 탄 것도 아닌데 좀 먼저 보내주면 안 되나?
초코군: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. 손님께서 저희 부르신게 지금까지 12번이구요, 앞에 기다리는 손님들은
제일 많이 부르신 분이 78번, 그 다음은 63번, ...... ,
손님보다 적게 부르신 분이 딱 한 분 계신데 11번 부르셨어요.
#5-1
손님1: 아, 여기가 어디냐 하면요, 여기가... 여기가... 야 네가 좀 받아라.
손님2: 니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면서 대리 부르나? 저기 여기가요... (옆사람에게) 야, 여기가 어디나?
손님3: 아놔 이 생키들... 아, 여기가요... 사장님!!(술집 사장님 부르는 소리)
#5-2
손님: 여기가요... 가로수들이 막 있구요... 가로등도 막 있구요... 차도 막 다니구요... 여기가 어딘지 아세요?
초코군: ...힌트가 너무 적은데요, 손님.
#5-3
손님: 저기요, 제 휴대폰 추적 되나요? 위치 추적 좀 해서 이리로 오세요.
초코군: (...)
#6
단골손님: 저기, 지금 영업하세요?
초코군: 영업은 하고 있는데요, 아시죠? ㅋㅋㅋ
단골손님: 네, 어차피 저희도 30분 있다가 나갈 거예요 ㅋㅋㅋ
뭐 술 마시고 진상 피우는 건 이해 못 할 것도 아닌데,
택시 부르는 것도 아니고 대리 부르면서 왜 춥다고, 비 맞고 있다고 징징거리는지는 이해 못 하겠습니다.
그래도 나 그만두면 사무실 망한다고 8시간 4만원에서 6시간 3만5천원으로 시급 조정.
근데 5-2 랑 5-3은 좀 어처구니가 없는 분들이시네요 ㅎㅎ; 술을 얼마나 먹으면..